홀로 결단하는 자가 천하의 주인이다
홀로 결단하는 자가 천하의 주인이다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23.08.08 09: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독단자천하주(獨斷者天下主) - 『韓非子』「외저설우상」

[칭찬신문=전형구 논설위원] 독단자천하주(獨斷者天下主)는 군주가 홀로 단호히 결단해야만 천하의 주인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韓非子』「외저설우상」편에 나오는 글로,
“독시자위명(獨視者謂明) - 혼자만 볼 수 있으면 밝다고 하고,
 독청자위청(獨聽者謂聽) - 혼자만 들을 수 있으면 총명하다고 한다.
 능독단자(能獨斷者) - 홀로 결단하는 자가
 고가이위천하주(故可以爲天下主) - 천하의 주인이 될 수 있다.”

독단의 사전적 의미는 남과 의논하지 아니하고 자기의 주관적 편견대로 결정해 버리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서 한비가 말하는 ‘獨’의 의미는 긍정적이고 독단의 의미 또한 마찬가지다.

당계공(堂谿公)이 한나라 소후(疎侯)에게 말했다.

  “밑이 없는 백옥 그릇과 밑이 있는 오지그릇이 있다고 하면 목이 마를 때 군주께서는 어느 것을 사용하시겠습니까?”
 “오지그릇을 사용할 것이다.”

 “백옥으로 만든 그릇은 아름다운데 그것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밑이 없기 때문인가요?”
 
소후가 그렇다고 수긍했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당계공은 말했다.
“군주가 국가의 말을 누설하면 마치 백옥 그릇 밑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이 말을 듣고 난 소후는 그날 이후 혼자서 잠을 잤다.
잠꼬대를 하다가 국가 대사를 처첩에게 누설하지나 않을까 염려해서였다.

당계공이 말한 의도는 군주는 대로 혼자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나라와 관련한 중대한 비밀이 누설되면, 군주는 목숨마저 위태로울 만큼 치명적 타격을 받게 된다.

현명한 군주는 때로는 자신에게 닥친 운명적 고독을 견뎌 내야하며, 대사를 홀로 결단하는 승부사적 기질을 갖고 있어야 한다.
한비가 규정하듯 ‘총(聰)’과 ‘명(明)’ 역시 독자적으로 문제를 관찰하고 듣는 데서 나오는 것이다.

 

- 매일 읽는 중국고전 1일1독, 김원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