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뜯는 나무
헐뜯는 나무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23.08.14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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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방지목(誹謗之木) - 『史記』「효문본기」

[칭찬신문=전형구 논설위원] 비방지목(誹謗之木)은 백성들의 고통을 마음에 새겨 정치에 반영하는 것을 발한다. 여기에서 ‘誹謗’은 ‘간언(諫言)’이고, ‘木’은 ‘목패(木牌)’와 같다.

『史記』「효문본기」편에 나오는 글로,

  “고지치천하(古之治天下) - 옛날 천하를 다스림에,
  조유진선지정(朝有進善之旌) - 조정에서는 선으로 나아가도록 하는 깃발과,
  비방지목(誹謗之木) - 헐뜯을 수 있는 나무가 있어
 소이통치도이래간자(所以通治道而來諫者) - 다스리는 이치에 통하게 하여 간언하는 자들을 오게 했다.”

요임금은 일찍이 자신이 백성을 다스림에 행여 잘못이 있을까 언제나 걱정하고 두려워했다.
그래서 궁리 끝에 궁궐 문 앞에 아주 큰 북을 하나 달아 ‘감간지고(敢諫之鼓)’라고 칭했다.
그것은 감히 간언하는 북이라는 뜻으로, 임금이 정치를 하면서 범하는 잘못을 발견하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누구든 그 북을 쳐서 말하도록 했다.

순임금 역시 궁궐에 나무 네 개를 엮어 기둥을 세우고 ‘비방지목’이라고 이름을 붙인 뒤 누구든 정치에 불만이 있으면 그 나무 기둥에 새겨 직언하도록 했다.

그러기에 『회남자』「주술훈」 편에서 민심의 통로로 요임금의 감간지고, 순임금의 비방지목, 탕왕의 사직지인(司直之人 ; 직언하는 사람), 무왕의 계신지도(戒愼之鞀 ; 경계하고 삼가는 작은 북)를 꼽은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어떤 방식으로든 민심을 듣는 것은 위정자의 책무다.

 

- 매일 읽는 중국고전 1일1독, 김원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