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국과민(小國寡民) - 『老子』
소국과민(小國寡民) - 『老子』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23.08.15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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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0장나라를 작게 하고 백성을 적게 하다

[ 칭찬신문=전형구 논설위원] 소국과민(小國寡民)은 노자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국가의 모습으로서 작은 정부야말로 진정한 위정자의 지향점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老子』 80장에 나오는 말로, 기실 무위 관념의 필연적 산물이며, 노자 정치사상의 구체적 표현이다.

당시 패권 경쟁 구도와는 전혀 상충되는 주장을 하며 노자가 국가의 발전을 불필요하게 여긴 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이다.
노자가 긍정한 것은 단지 無爲의 경계에 머물러 ‘反’의 법칙을 이용하여 만물을 지배하는 것으로서, 국가라고 해서 백성들의 가치를 실현하는 주체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국가 주도형 시스템을 부정적으로 본 것이다.

노자가 내세운 이상적인 세계는 결국 소박한 사람들이 사는 소박한 세계로서 다양성을 인정하며 소외적 요소가 존재하지 않는 조화의 세계이다.
바로 이 80장이 하반부에서 그가 그린 국가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그 음식을 달게 여기고, 그 옷을 아름답게 여기며, 그 거처를 편안히 여기고, 그 풍속을 즐거워하게 하니, 이웃 나라가 서로 바라보고 닭 울고 개 짖는 소리가 서로 들릴지라도 백성들은 늙어 죽을 때까지 서로 오고 가지 않는다.”

즉 작은 나라일지라도 백성들은 의식주 문제가 해결되고 저마다 자신이 사는 세계에 만족하면서 안분(安分)의 여유를 느끼면 그 나라는 잘 다스려지는 것이다.

저마다 할 일을 하면서 편안히 살아가는 모습이 진정으로 행복한 나라라는 노자의 구상이야말로 자아는 자아대로 보존하면서 타자와 동화되어 마침내 모든 사람이 하나로 융화되어 사는 세계이자 모든 이기심과 허욕, 거만함 등이 녹아지는 세계를 말한다.

노자는 道의 진정한 모습과 자연의 원리를 인식하여 그에 합당한 행위를 할 것을 요구하는 無爲이 정치를 주장함으로써 현실 정치사회의 권모술수와 투쟁을 반대, 배척하고 아름답고 조화로운 자연의 이치에 따르는 삶으로 사람들을 인도하려 했던 것이다.

 

- 매일 읽는 중국고전 1일1독, 김원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