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슴을 쫓다
사슴을 쫓다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23.08.16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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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록(逐鹿) - 『史記』「회음후열전」

[칭찬신문=전형구 논설위원] 축록(逐鹿)은 사슴을 쫓는다는 말로 제위나 정권의 다툼을 의미하는 말이다. 중원축록(中原逐鹿)의 준말이며 逐鹿中原이라고도 한다. 각축(角逐)과 같다.

『史記』「회음후열전」에 나오는 글로,
한나라 10년에 진희가 모반하자 고조는 장수가 되어 직접 치러 갔으나 한신은 병을 핑계로 빠지고, 오히려 진희에게 사람을 보내 그를 몰래 돕겠다고 했다. 그러고는 가신들과 짜고 밤에 거짓 조서를 내려 각 관아의 죄인들과 관노를 풀어 주고, 이들을 도우언해서 여 태후와 태자를 습격하려고 했다.

마침 한신의 가신 중 한 사람이 한신에게 죄를 지은 것이 발각되어 한신이 그를 답아 죽이려고 하자, 그 가신의 동생이 여 태후에게 한신의 모반 음모를 몰래 알려 주었다. 여 태후는 한신을 은밀히 불러들여 포박하고는 장락궁(長樂宮)의 종실(鐘室)에서 목을 베도록 했다. 한신이 죽으면서 한 말은 이러했다.

“괴통(蒯通)의 계책을 쓰지 못한 게 안타깝다. 아녀자에게 속은 것이 어찌 운명이겠는가?”

한신의 삼족도 멸해졌다. 마침 진희를 토벌하러 간 고조가 돌아와 여 태후에게 한신이 죽을 때 무슨 말을 했느냐 물었다. 여 태후가 사실대로 말하자, 고조는 제나라에 있던 괴통을 잡아오게 하고는 하신에게 모반하도록 가르쳤느냐고 ㅋ물었다. 괴통은 그렇다고 하고는 하한신이 자신의 계책을 썼다면 결코 고조가 이기지 못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조는 화가 치밀어 괴통을 삶아 죽이라고 명했다.

그러자 괴통은 말을 이어나갔다.

“秦나라의 기강이 느슨해지자 산동 땅이 크게 어지러워지고 진나라와 성이 다른 사람들이 아울러 일어나 영웅호걸들이 까마귀 떼처럼 모여들었습니다. 진나라가 그 사슴을 잃자, 천하는 다 같이 이것을 쫓았습니다. 이리하려 키 크고 발 빠른 고조께서 먼저 이것을 얻었습니다. 도척이 기르는 개가 요임금을 보고 짖은 것은 요임금이 어질지 못해서가 아닙니다. 개는 보내 자기 주인이 아닌 사람을 보면 짖게 마련입니다. 당시 저는 한신만을 알았을 뿐 폐하는 알지 못했습니다.”

그러자 고조는 괴통의 죄를 용서했다.

 

- 매일 읽는 중국고전 1일1독, 김원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