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음삼백배(一飮三百杯)-이백의 「장진주(將進酒)」
일음삼백배(一飮三百杯)-이백의 「장진주(將進酒)」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23.08.24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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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마시면 삼백 잔이지

[칭찬신문=전형구 논설위원] 일음삼백배(一飮三百杯)는 호기로운 음주 태도를 가리키는 말이다.

이백의 「장진주(將進酒)」편에 나오는 구절로,
“군불견(君不見) - 그대 보지 못하였는가!

  황하지수천상래(黃河之水天上來) - 황하의 물이 천상에서 내려와
  분류도해불복회(奔流到海不復回) - 마구 흘러 바다에 들어가서 다시 돌아가지 못함을
  군불견(君不見) - 그대 보지 못하였는가!
  고당명경비백발(高堂明鏡悲白髮) - 높은 집 맑은 거울에 비친 백발을 슬퍼하는 모습을
  조여청사모성설(朝如靑絲暮成雪) - 아침에는 푸른 비단실 같더니 저녁에는 눈빛처럼 흰 것을
  인생득의수진환(人生得意須盡歡) - 인생에서 뜻 얻으면 한껏 즐길지니
  막사금준공대월(莫使金樽空對月) - 황금 술잔 들고 공연히 달을 마주하지 말라
  천생아재필유용(天生我材必有用) - 하늘이 나 같은 재목을 낸 것은 필시 쓸모가 있음이요
  천금산진환복래(千金散盡還復來) - 천금을 다 써 버리면 또다시 돌아오기도 하는 법
  팽양재우차위락(烹羊宰牛且爲樂) - 양을 삶고 소를 잡아 한바탕 즐기련다
  회수일음삼백배(會須一飮三百杯) - 모름지기 한번 마시면 삼백 잔이지

술과 달을 좋아했던 풍류 시인이자 두보와 더불어 당시(唐詩)의 양대 거목으로 손꼽히는 이백이 가진 거의 모든 기질을 한 눈에 보여 준다는 이 시는 남성스러운 필치로 전개되면서 세상만사의 근심을 떨치고 좋은 벗과 함께 술 한 잔 마시며 인생의 흥을 즐겨 보자 말하고 있다.

호방하고 변화무쌍한 심리, 역동적인 삶에 대한 감성의 떨림이 교묘한 상관관계를 이루면서 중국 최고의 음주시로 거듭났다.

호방함 속에 가려진 인생에 대한 회한과 초라해지는 자신의 몰골을 보며 밀려오는 슬픔을 수롤 달래려는 서글픔은 굽이쳐 도도히 밀려오는 황하의 물결과 더욱 대비된다.
‘필유용(必有用)’이란 시구처럼 자신의 존재를 드려내려는 마음이 진심이로되 그러지 못하는 안타까운 심정을 ‘일음삼백배’란 시구로 호기롭게 풀어 버리는 것이다.

그러고는 다시 이 시의 마지막에 “그대와 함께 마시며 만고의 시름 없애려 하노라(與爾同銷萬古愁)”라는 시구를 통해 용솟음치는 감정의 울림을 표출하고 있다.

 

- 매일 읽는 중국고전 1일1독, 김원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