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이부작(述而不作)-『論語』「술이」
술이부작(述而不作)-『論語』「술이」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23.08.28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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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술하되 짓지는 않는다

[칭찬신문=전형구 논설위원] 술이부작(述而不作)은 공자가 스승의 자세와 학문하는 태도를 강조한 말이다.

『論語』「술이」편에 나오는 글로,
“술이부작(述而不作) - 서술하되 짓지는 않고
신이호고(信而好古) - 믿어서 옛것을 좋아하니,
절비어아노팽(竊比於我老彭) - 남몰래 나를 노팽과 비교해 본다.”

述而不作은 “아마 알지 못하면서도 창작하는 자가 있겠지만, 나는 그런 적이 없다.”라는 문장과 같은 맥락으로 이해하면 좋다.

『論語』「위정」편에서도 “옛것을 익히고 새로운 것을 알면 스승이라고 할 수 있다(溫故而知新, 可以爲師矣).”라고 하여 ‘溫故知新’을 스승의 자격으로 보았던 공자는 복고 정신에 입각한 자신의 학문 방향을 분명히 드러내면서 선현의 학문을 존중하고 창작보다는 서술에 무게 중심을 두었던 것이다.

공자의 관점은 바로 현재 역시 과거의 연장이며, 미래 역시 현재의 확장이라는 측면에서 이해해야 마땅하고, 모름지기 스승은 미래에 펼쳐질 일을 정확히 파악하여 그것에 대처할 능력을 구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述而不作’이란 과거에 예속되라는 것이 아니라, 과거에서 현재로 이어지는 시대 변화의 흐름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섣부른 예측이나 어설픈 독창성을 내세운 독단적인 학문 태도나 아집은 좋지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는 경고의 메시지로 보아야 한다. 이 말이 ‘信而好古’라는 말과 함께 거론된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 매일 읽는 중국고전 1일1독, 김원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