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천금(一字千金) - 『史記』「여불위열전」
일자천금(一字千金) - 『史記』「여불위열전」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23.08.29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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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글자에 일천 금

[칭찬신문=전형구 논설위원] 일자천금(一字千金)은 짜임새 있는 문장 구조와 정묘한 문사(文辭)를 비유한 말로 아주 뛰어난 글자나 시문을 일컫는다. 일자연성(一字連城)이라고도 한다.

『史記』「여불위열전」편에 나오는 말로,
자신이 데리고 있던 임신한 첩을 자초에게 주어 훗날 진시황의 생부가 된 이가 바로 여불위다. 자초가 장양왕이 되자, 여불위는 승상이 되었고, 문신후에 봉해졌으며, 하남 낙양의 10만 호를 식읍으로 받았다. 3년 만에 죽은 장양왕의 뒤를 이어 태자 영정(훗날 진시황)이 왕위에 오르자, 그의 위세는 더 막강해졌고 그의 집은 늘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여불위의 원대한 기획은 진나라의 번영과 강성을 위한 보다 확고한 사상적 기반을 마련하는 데 집중되었다. 그는 법가만을 중시하는 진왕의 정치 스타일을 보완하기 위해 초기의 도가와 유가 사상을 주축으로 삼고 법가, 농가, 묵가, 음양가 등 제자백가의 장점을 두루 수용하여 새롭게 조명하는 과정을 거쳤다.

그리고는 크게 「팔람(八覽)」, 「육론(六論)」, 「십이기(十二紀)」 등 세부로 나누고 20만 자가 넘는 방대한 규모의 책을 만들어 천지, 만물, 고금의 일을 두루 다루었으며, 『여씨춘추(呂氏春秋)』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리고는 이 책을 수도 함양의 저잣거리의 문 앞에 펼쳐 놓고 천하의 선비들과 빈객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한 글자라도 더하거나 뺄 수 있는 자에게는 천금을 주겠다(有能增省 一字者, 予千金).”

당시 내로라하는 문장가들과 글줄깨나 읽는다는 자들이 앞다투어 『여씨춘추(呂氏春秋)』의 문장에 손을 대려고 했지만 한 글자도 고치지 못했다고 한다.

- 매일 읽는 중국고전 1일1독, 김원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