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조한강설(獨釣寒江雪) - 『강설(江雪 )』
독조한강설(獨釣寒江雪) - 『강설(江雪 )』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23.09.03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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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낚시질하는데 차가운 강엔 눈이 내리네

[칭찬신문=전형구논설위원] 독조한강설(獨釣寒江雪)은 은거하며 사는 낚시꾼의 청고한 삶을 말하는 것이다.


당나라 오언절구의 절창으로 꼽히는 유종원의 『강설(江雪 )』에 나오는 글로,

 “천산조비절(千山鳥飛絶) - 온 산에 새가 날지 않고,
 만경인종멸(萬徑人踪滅) - 온 길에 사람 발자취 없는데,
 독주사립옹(獨舟蓑笠翁) - 외로운 배엔 도롱이에 삿갓 쓴 노인,
 독조한강설(獨釣寒江雪) - 홀로 낚시질하는데 차가운 강엔 눈이 내린다.”

쪽배에 도롱이 입고 삿갓 쓴 늙은이가 눈 내리는 가운데 낚시질하는 모습이 한 폭의 그림을 펼쳐 놓은 듯한 이 시는 배경 묘사가 탁월하다.
전반부가 초연하고 고고한 경지를 느끼게 하는 정적인 분위기였다면 후반부는 눈과 노인을 등장시켜 동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냈다.

전반부가 초연하고 고고한 경지를 느끼게 하는 정적인 분위기였다면, 후반부는 눈과 노인을 등장시켜 동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노인의 주변은 눈으로 뒤덮였고, 산도 길도 새하얗다.
‘눈(雪 ’은 순결과 탈속한 경지를 암시하며, ‘차가움(寒江雪 )’은 이 시의 화룡정점이다.
그리고 세상의 온갖 풍파를 겪어 온 작자의 마음이 ‘독조(獨釣)’라는 시어에 오롯이 녹아 있다.

유종원은 총명한 어린 시절을 거쳐 나이 서른에 감찰어사가 되었지만 정치 개혁에 적극 가담했다가 실패하여 영주사마로 좌천되고 또다시 유주자사로 옮기는 등 부침이 심한 삶을 살았다. 치열한 삶을 보낸 회한이 이 시에 녹아 들어가 있는 것이다.

낚시질 하는 노인으로 표상되는 시인은 속된 세상을 벗어나 그저 늘 한결같은 자연과 동화되고자 한다. 담담하고 그윽하며 청아한 모습으로 말이다.

 

- 매일 읽는 중국고전 1일1독, 김원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