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박사의 독서경영 - [심플리스트]에서 배우는 독서경영
전박사의 독서경영 - [심플리스트]에서 배우는 독서경영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23.09.12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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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문제를 단순하게 해결하는 인재
전형구 논설위원
전형구 논설위원

[칭찬신문=전형구 논설위원] 『심플리스트』(장성규, 리더스북, 2014) “복잡한 문제를 단순하게 해결하는 인재”라는 부제가 있는 이 책은 단순한 삶을 지향하면서 스스로 단순하게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평범한 직장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저자는 업무의 본질을 흐리고 복잡성을 가중시키는 조직과 일상의 문제를 날카롭게 짚어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심플리스트’가 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저자는 복잡한 것과 복잡해 보이는 것을 바른 기준으로 구분하고, 복잡성의 폐단 속에서도 단순하게 문제를 해결해내는 이들의 성공 사례를 통해 그들만의 마인드와 노하우를 여섯 가지 육감의 원칙으로 제시하였다. 부분에 매몰되지 않고 전체를 꿰뚫는 부감, 단번에 알아채는 직감, 오직 본질만 남기는 추상감, 시각적으로 그려내는 도상감, 줄이고 버려내는 정리감, 혼잡함 뒤에 가려진 패턴을 읽어내는 패턴감이 바로 그것이다.

이 책은 크게 두 개의 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1부에서는 “우리는 단순해져야 한다”는 주제에 따라 ‘복잡한 세상, 왜 단순해야 하는가?’, ‘그럼에도 우리가 복잡성에 휘둘리는 이유’, ‘복잡성이 극대화된 조직에서 벌어지는 일들’, 그리고 ‘실체를 알면 해법은 단순하다’ 등 4개의 소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한편 2부 “단순화의 귀재, 그들만의 육감(六感)”이란 주제에서는 ‘부감 : 전체를 꿰뚫는 눈’, ‘직감 : 단번에 알아채는 힘’, ‘추상감 : 오직 본질만 남길 것’, ‘도상감 : 쓰지 말고 그려라’, ‘정리감 : 줄이면 커지고 버리면 얻는다’, ‘패턴감 : 패턴으로 사소하라’ 등 6개의 소주제로 이루어져 있다.

정조는 다산 정약용을 불렀습니다.

“7년간 8개 고을에서 현륭원에 나무를 심었다. 간련 무서가 수레에 실으면 소가 땀을 흘릴 정도로 많지만 누가 나무를 얼마나 심었는지 알 길이 없다. 네가 간략하게 정리하되 한 권을 넘기면 안 된다.”

이 일을 맡은 다간은 우선 고을에서 올라온 공문서들을 살펴보면서 가장 효과적인 작업 과정을 머릿속에 떠올립니다. 그런 다음 한 치의 착오 없이 순식간에 일을 진행시킵니다. 다산은 우선 고을에서 올라온 엄청난 양의 공문서를 고을별로 분류한 다음 그 문서들을 다시 날짜순으로 정리했습니다. 다산이 이런 방식으로 계산한 결과 현륭원에 심은 나무는 총 1,200만 그루였습니다. 무려 200년 전에 엑셀의 원리를 완벽하게 꿰뚫고 작업에 적용한 사례입니다. - <들어가는 글_세상을 바꾼 이들, 그들은 단순했다; 종이 한 장으로 7년간의 국책사업을 정리하다> 중에서

이처럼 단순화가 제대로 힘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어떤 측면에서 단순함을 도모할 것이냐’하는 문제가 중요합니다. 유명한 맛집은 절대 다수가 메뉴가 단순합니다. 그 단순한 메뉴를 만들기 위해 늘 똑같은 재료량과 일관된 조리 과정을 지키는 단순함을 반복하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고객들에 대한 품질과 서비스 약속을 지키기 위해 거의 맹목적으로 원칙을 고수하는 기업들이 있습니다. 해당 기업의 핵심 경쟁력을 유지하는 차원에서 이 같은 단순성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 <우리는 단순해져야 한다_복잡한 세상, 왜 단순해야 하는가?; ‘어떤 면’에서 단순해지는가가 중요하다> 중에서

조작에서 이런 가자 혁신가들이 활개를 치며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결과를 부풀리게 되면 진정한 의미의 과정 평가는 생략되고 온갖 미사여구와 과장된 수치로 치장된 결과 보고에만 매몰되는 조직문화가 확산됩니다. 그 결과 몇몇 개인은 영광을 누리는 대신 절대 다수의 구성원과 조직은 서서히 늪으로 빠져드는 구조가 고착됩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일의 성과를 객관적으로 다각적으로 측정하는 평가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더불어 과정상의 공과에 대해 조직 구성원들끼리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주고받는 건전한 조직문화가 갖춰져야 합니다. 이런 문화가 바탕이 되어야만 가짜 혁신가들이 짜고 쳐내는 ‘뻥튀기 성과’를 자연스럽게 골라낼 수 있습니다. 그래야 조직은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역량을 발휘합니다. - <우리는 단순해져야 한다_복잡성이 극대화된 조직에서 벌어지는 일들; 가짜 혁신가들이 저고 쳐냐는 뻥튀기 성과> 중에서

엄밀히 말해 정말 ‘복잡한’ 일보다는 ‘복잡해 보이는’ 일들이 대부분입니다. 다만 이 둘을 구분하는 것이 쉽지 않을 뿐입니다. 그렇기에 복잡성 이면에 숨은 본질을 간파하고 파헤치는 사고법을 익혀야만 합니다. 복잡계 이론의 경우 복잡성의 원인에 대한 단순하고 간결한 설명을 통해 자연과 사회 현상 전반에 대한 이해의 수준을 한 차원 높여주었지만, 개인의 복잡성에 어떻게 대응해야하는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주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잔잔한 물길이 왜 갑자기 격류로 변해 소용돌이치는지 그 원인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결국 개인에게는 물길에 휩쓸리지 아고 제대로 헤엄치는 방법을 익히는 것이 보다 중요하다 하겠습니다. - <우리는 단순해져야 한다_실체를 알면 해법은 단순하다; 결국 해법의 핵심은 본질을 꿰뚫는 것> 중에서

대기업 임원들에 대해 또 다른 연구를 진행한 다니엘 골먼은 돋보이는 실적을 올리는 사람들과 평범한 사람들을 구별하는 요소로 패턴의 인식, 즉 큰 그림을 생각하는 것을 강조했습니다. 세상이 점점 분화되어가면서 분야를 막론하고 큰 그림을 보는 능력이 중요해지는 것은 필연적인 흐름입니다. 일찍이 이 같은 흐름을 꿰뚫어본 다니엘 핑크는 《새로운 미래가 온다》에서 큰 그림을 보는 능력이 우리 시대의 당양한 물질적 재난에 대한 해독제로서 가장 중요한 재능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상에서 알 수 있듯이 일과 삶에서 최선의 처방은 자신의 삶에 대한 문맥적 접근, 즉 큰 그림을 통해 진정 중요한 것과 그저 성가신 것을 구별해내는 지혜를 익히고 실천하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 <단순화의 귀재, 그들만의 육감_부감; 전체를 보며 일해야 하는 3가지 이유> 중에서

이를 해결하는 한 가지 방법은 ‘중요한’ 내용을 ‘중요하지 않은’ 장소에 게시하는 발상의 전환입니다. 화장실을 예로 들면 일부러 신문이나 스마트폰을 들여다보지 않는 한, 문 안쪽에 부착된 게시판에 시선이 갈 수 밖에 없습니다. 좋든 싫든 그 내용을 볼 수밖에 없다는 뜻입니다. 이런 사실을 고려해 회사의 비전과 미션에서부터 정착시켜야 할 사내문화에 이르기까지 무미건조하지만 중요한 내용들을 이곳에 게시해보는 것입니다. - <단순화의 귀재, 그들만의 육감_추상감; ‘핵심을 뽑아 최대한 단순하게’ 추상화하는 법> 중에서

무엇을 버릴까라는 문제는 결국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것으로 귀결됩니다. 어떤 사안에 대해 우선순위를 매긴 다음 중요도가 낮은 것부터 차례로 버리는 것이 일반적이며, 사람들은 이에 대해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복잡다단한 현실 속에서는 사안의 경중을 제대로 가려 우선순위를 매기는 것이 어려울 뿐 아니라 눈앞에 닥친 일들을 정신없이 처리하다 보면 우선순위 구분 자체가 사치라는 생각이 들 때도 많습니다. 그렇더라도 버리지 말아야 할 것과 버려야 할 것을 구분하는 것은 여전히 중요한 일입니다. - <단순화의 귀재, 그들만의 육감_정리감; 조직과 일상에서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법> 중에서

* 전박사의 핵심 메시지

현대사회는 갈수록 복잡해지고 어지러워지는 사회가 되고 있다. 개인은 물론이고, 기업, 학교, 사회, 심지어는 국가까지도 혼돈에 휩싸여가고 있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사회 전반에서 좀 단순해질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도 한다.

이 책 역시 이런 관점에서 봐야 될 것 같다. 결론 없이 반복되는 회의,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TF팀, 과장된 성과 조작으로 조직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중간 관리자들, 문제의 핵심을 보지 못한 상사의 막무가내식 오더, 객관적 평가 없는 과도한 목표 설정, 화려한 미사여구로 주제를 흐리는 보고서 등, 업무의 본질을 흐리고 복잡성을 가중시키는 조직과 일상의 문제를 날카롭게 파헤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자자는 ‘심플리스트’가 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심플리스트가 되기 위해 저자가 제시하고 있는 여섯 가지 육감의 원칙을 활용해 보는 게 바람직할 것이다. 또한 일의 경중에 따른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 역시 중요한 방법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우선순위를 정함에 있어서 일의 경중과 더불어 고려해야 할 것이 시간이 된다. 얼마만큼 시간을 잘 관리하느냐에 따라 능률적인 심플리스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보다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심플리스트가 되기 위해 자신만의 시간관리 비법을 만들어 복잡다단한 현대 사회에서 생존을 넘어 경쟁력을 갖추는 게 필요할 것이다. 이 책이 경쟁력을 높이는 데 일조를 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