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박사의 독서경영 - [노자 마케팅]에서 배우는 독서경영
전박사의 독서경영 - [노자 마케팅]에서 배우는 독서경영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23.09.18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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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구 논설위원
전형구 논설위원

[칭찬신문=전형구 논설위원] 『노자마케팅』(이용찬, 마일스톤, 2017) “도덕경으로 배우는 새로운 생각법”라는 부제가 있는 이 책은 존재 이유를 만들어라. 그러면 너도 살고 경쟁자들도 살고 다 잘 살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특히 이 책은 노자의 『도덕경』을 경영학의 마케팅에 접목시켜 재해석하고 있는 데, 저자가 30여 년 동안 광고계에서 다뤘던 사례를 통해 현장에서의 경험을 노자의 『도덕경』으로 풀어주고 있다는 점에서 독창성이 높다.

이 책에서 노자는 치열한 경쟁 상황에서 난국을 돌파하려고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경영자에게 ‘싸우지 말라(不爭)’는 해법을 제시해 주고 있다. 치열한 경제전쟁터에서 싸우지 말라는 게 도대체 무슨 이야기일까? 경쟁자들과 어떻게 싸워야 이길 수 있는지를 물었는데 정작 듣게 된 소리가 싸우지 말라는 것이다. 하지만 노자가 말하는 성공의 도(道)나 이렇게 생각하고 행동하면 된다는 조건은 한마디로 ‘물처럼’이다.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上善若水)’라고 한 노자는 물처럼 만물을 이롭게 하고, 다투지 않고, 사람들이 싫어하는 곳에 처하면 싸우지 않고도 이길 수 있다는 가르침을 주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모두 6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이름이 새로운 생각을 만든다”라는 주제로 다섯 가지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2장은 “별명이 새로운 생각을 만든다”라는 주제로 또 다른 이름인 별명을 통해 마케팅을 어떻게 풀어나가는지를 소개하고 있다. 3장은 “욕심을 버리면 새로움이 보인다”라는 주제로 고정관념을 벗어버리면 새로운 마케팅 방법을 찾을 수 있다는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4장은 “하지 않음으로써 새로움을 만든다”라는 주제로 싸우지 않고 이긴다는 부쟁(不爭)의 논리를 통해 새로운 마케팅 접근법을 알려주고 있다. 5장은 “비우면 새로움이 들어온다”라는 주제로 비우면 새로운 생각이 들어올 수 있고 그래야 새롭게 접근할 수 있다는 지혜를 깨닫게 해 준다. 6장은 “물처럼 생각한다”라는 주제로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는 상선약수(上善若水)의 지혜를 얻을 수 있다.

“말이란 이런 것이니 이렇게 말하고, 일할 Eop는 이렇게 하면 다른 이들과 다툴 일이 없다.”
“브랜드는 이런 것이니 이렇게 브랜딩하면 다른 브랜드들과 경쟁하지 않고도 고객의 신뢰를 얻고 오랫동안 장수하는 브랜드가 될 수 있다.”
“기업은 이런 것이니 직원과 고객에게 이렇게 말하고 이렇게 경영하면 다른 회사들과 경쟁하지 않고도 좋은 회사로 성장할 수 있다.”

쉽게 믿기지 않겠지만 《도덕경》엔 이런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다. 그러나 노자의 《도덕경》에 이런 얘기들이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은 많지 않은 것 같다. 노자의 말대로 사람들은 여전히 알아듣지 못한 채 《도덕경》을 읽고 있기 때문이다. - <프롤로그_말에는 근원이 있고 일에는 중심이 있다> 중에서

‘백성들이 무슨 죄가 있다고 저렇게 비참하게 살아가야 한단 말인가? 저 전쟁의 고통에서 백성들을 구할 길(道)이 없을까?

노자는 길을 찾기 위해 백성의 고통이 아니라 전쟁에 주목합니다. 대부분의 성현들은 백성들의 고통에 주목한 것과 다릅니다. 그들을 어떻게 직접 치유해 줄 수 있는지 길을 찾은 것이 아닙니다. 노자는 고통이 아닌 쟁(爭)에서 길을 찾습니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질문합니다.

“도대체 인간들은 왜 싸우는가?” - <이름이 새로운 생각을 만든다_새로운 생각을 쉽게 하는 법> 중에서

노자는 《도덕경》 1장에서 “사람들이 도라고 하는 것이 도가 아니고, 이름이라고 하는 것이 이름이 아니다(道可道 非常道 名可名 非常名).”라고 합니다. 2,500년 전 노자의 눈에 비친 세상이 그렇듯, 오늘날에도 세상은 끊임없이 변합니다. 시장도 변하고, 소비자도 변하고, 기업도 변하고, 나도 변합니다. 좋은 이름, 본질을 꿰차고 있는 변명을 찾았다 해도 상황은 곧 변한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이것이 노자가 말하는 통찰력이고 예지역입니다. 영원한 1등도, 영원한 꼴등도 없습니다. 1등도 꼴등도 한 곳에서 나온 서로 다른 이름이지요. - <별명이 새로운 생각을 만든다_이름과 별명을 늘 함께 생각하라> 중에서

문제를 만났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무엇일가요? 그 문제를 어떤 말로 규정하는지, 그 말에 어떤 고정관념이 숨어 있는지 찾는 것입니다. 고전관념은 문제의 본질을 가리는 어둠의 장막과 같습니다. 그것을 걷어내지 않으면 문제의 민낯을 볼 수 없습니다. 똑같은 문제를 놓고 고저관념이 있을 때와 고정관념이 없을 때의 해결책은 서로 완전히 다릅니다.

노자 《도덕경》1장에 “이 둘은 같은 것인데, 나오면 다른 이름을 가졌다(此兩者 同出而異名).”고 한 것이 이런 경우입니다. - <욕심을 버리면 새로움이 보인다_고정관념이 없으면 묘함을 본다> 중에서

이 끝없는 경쟁의 끝은 어디입니까? 공멸입니다. 지금 기업의 환경이 공멸로 가고 있는 이유입니다. 그렇다면 차별화가 대안일까요? 차별화에 성공했다고 안도하는 순간 시장은 다시 전쟁터로 변합니다. 아무리 진입장벽을 높여도, 혁신하고 또 혁신해도, 새로운 시장을 끊임없이 만들어도 여전히 시장은 전쟁터일 수밖에 없습니다, 영원한 차별화는 없기 때문입니다.

끊임없이 경쟁이 이어지겠지요. 그러니까 애당초 브랜드의 존재 이유를 만들 때부터 경쟁이 아닌 부쟁을 목표로 하라는 겁니다. 이것이 노자가 얘기한 “싸우지 않는 것이 참된 승리다(不爭而善勝_《도덕경》 73장).”의 듯입니다. - <하지 않음으로써 새로움을 만든다_싸우지 않고 이긴다> 중에서

이렇게 생각하지요. 천만의 말씀입니다! 실패하는 프로젝트의 90퍼센트는 전략이 잘못된 게 아니라 실행이 잘못된 겁니다. 마음을 비우면(虛其心), 배가 부르고(實其腹), 뜻을 약하게 하면(弱其志), 뼈대가 강해진다(強基骨). 이것이 생각의 핵심 경쟁력을 만드는 노자의 제안입니다. 이 전략만 충실히 다르면 절대로 자기 경쟁력이 약화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허기심, 실기복, 약기지, 강기골의 계속 순환되어야 합니다. 신제품이 성공하면(強基骨) 다시 마음을 비우고(虛其心), 새로운 먹을거리를 찾고(實其腹). 기존의 습관 의지를 약화시켜서(弱其志) 다시 성공을 일으키는(強基骨) 과정이 계절이 바뀌듯 순환이 이루어져야 하지요. 이 순환이 멈추면 문제가 생깁니다. 그래서 개인이든 기업이든 이 순환을 전제로 끊임없이 마음을 비워야 합니다. - <비우면 새로움이 들어온다_의지는 약하게, 뼈대는 강하게> 중에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는 말은 아름다운 말(미언)이 아닙니다. 믿음직한 말(신언0에 가깝습니다. 노자는 미언(美言)은 쟁의 언어이고, 신언(信言)은 부쟁의 언어라고 했습니다.

미언은 듣기 좋은 말, 듣고 깊은 말일 뿐입니다. 당연히 난국을 타개할 아이디어가 담긴 말이 아닙니다. 이런 미언은 싸움터를 더욱 치열한 싸움터로 만들 뿐이지요. 장구는 때때로 미언을 포장된 말을 전략으로 받아들이는 우를 범합니다. 미언을 받아들인 경영자는 결국 기업을 망하는 길로 이끌게 됩니다. “번지르르한 말은 미덥지 않다(美言不信)!”

노자의 경고입니다. 경쟁의 아비규환에서 벗어나려면, 말도 미언에서 신언으로 바꾸어야 경쟁하지 않고 오래 기억되는 이름, 존재이유를 만들 수 있습니다. - <물처럼 생각한다_생각이 바뀌면 말도 바뀐다> 중에서

* 전박사의 핵심 메시지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우리 경제는 오늘날까지 장기적인 저속성장 상태에 빠져있고, 우리 사회의 경쟁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그리고 더욱 치열해진 경쟁 환경 속에서 대다수의 사람들은 더욱 압박감을 느끼며 심각한 스트레스를 겪으며 생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성공에 대한 여전한 강박증, 그에 따른 불안감, 과로, 고독감 이런 상황들이 매일매일 연속인 시대에서 어떻게 하면 이런 상황을 돌파할 수 있을지에 대한 답은 과연 무엇일까?

저자는 노자의 『도덕경』을 통해 과열경쟁 시대를 돌파할 부쟁(不爭)의 마케팅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노자는 도가 사상의 기틀인 ‘무위(無爲)’를 통해 세상 만물이 조화를 이루는 자연에서 지혜를 깨달을 것을 추구하였다. 결국 노자의 사상은 군주보다는 세상을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을 위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노자의 『도덕경』에서 가르침을 깨달은 저자는 조만간 ‘차별화’ 같은 전략 개념은 틀림없이 낡은 말이 될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과열경쟁 시대에 그런 방식은 더 이상 답이 될 수 없다는 말이다. ‘물처럼’에서 존재 이유를 찾아서 ‘나다움’을 이룬 기업과 브랜드가 아니면 이제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귀기우려야 될 것이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노자의 가르침을 실천할 수 있다면 아마도 전쟁과 경쟁, 다툼이 사라질 수 있고 ‘상생’의 사회가 되지 않을까? 이것이 바로 노자가 꿈꿨던 무위자연(無爲自然)의 세상일 것이다. 노자의 가르침을 실천해 ‘물처럼’ 싸우지 않고 이기는 상생의 마케팅 전략을 배워 보면 좋겠다.